학장인사말

“溫故而知新, 可以爲師(온고이지신, 가이위사)” 
 
공자가 한 말입니다. 직역하면 “옛것을 익히고 새것을 알면 스승이 될 수 있다.”라는 의미지만, 이를 보다 현실에 맞게 번역하면 “과거의 정보를 통해 미래의 행동 패턴을 예측하는 사람은 리더(leader)가 될 수 있다.”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마치 소비자의 소비 패턴을 인지하고 이에 맞는 상품을 끊임없이 제시하는 구매 사이트의 행위와 유사합니다. 공자는 그때 이미 오늘날의 모습을 예언했던 것 같습니다. 
 
공자 말의 핵심은, 세상을 리드(lead)하기 위해서는 “과거 지식의 학습(溫故)”과 “미래 방향 제시(知新)”가 모두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인문학은 “과거 지식의 학습”이며 그 대상은 인간입니다. 인간을 이해하기 위하여 인간의 표현 양식(文學), 걸어온 길(歷史), 사유 방법(哲學)을 배웁니다. 우리 한양대학교 인문과학대학에서는 국문, 영문, 중문, 독문의 4개 학과와 역사, 철학을 더하여 총 6개 학과에서 문사철(文史哲)을 배우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세상을 리드하는 능력을 함양하고 있습니다.
 
최근, 인문학의 위기 속에서, 인문학이 진정 우리 사회에 필요한 학문인가?라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인간은 끊임없이 편리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도구를 개발했고, AI, 빅데이터, 가상현실, 인공지능 등 4차산업혁명의 신기술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초월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문학은 더욱 중시되어야 합니다. 급속한 기술 발전으로 인해, 자칫하면 도구에 의해 인간의 가치가 매몰될 수 있는 상황에서, 인문학은 인간이 걸어가야 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훌륭한 스포츠 스타들은 평소 기초체력 훈련을 소홀히 하지 않듯이, 인문학은 현란하게 발전하는 사회 속에서 튼튼한 코어 근육이 되어 이 사회를 지탱해 나갈 것입니다.

2024년 7월
인문과학대학장 고광민